호황을 누리던 건설 경기가 거짓말처럼 하락세를 띠며 불안한 현실과 마주했던 그때.
낯선 보직으로 이동하고 해외 발령까지 받자 내일이 오는 것이 하루하루 두려워졌다.
이렇게 불확실하고 수동적인 삶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한 나에게 국가기술자격 취득은 최고의 목표이자 최선의 선택이었다.
글_김민석(2017 국가자격 취득자 수기 공모전 대상 수상자, 대림건설㈜)
# 현실 성찰
갑작스럽게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장 발령 소식. 막 임신해 배가 불러오는 아내를 남겨두고 머나먼 외국으로 가게 되어 마음이 너무나 아팠고, 전문지식 하나 없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물론 타지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이렇게 일하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하는 고민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겠다던 초심과 자신감을 되찾아야만 했다. 냉정하게 현실을 성찰한 끝에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국가기술자격
좋아하는 분야이자 업무와 연관이 있고 사회적 인정까지 받을 수 있는 건축구조기술사 취득을 결심했다. 그러나 출산 때도 곁에 있어주지 못한 아내에게 염치없이 육아마저 위탁하고 공부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는 나를 믿어주고 배려해주었다. 나는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빠가 되기 위해, 또 스스로 부끄럽지 않고 싶다는 각오로 업무 이외의 모든 시간을 투자해 공부했고, 결국 세 번의 도전 끝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후 회사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더 높은 차원의 실무를 맡게 되었고, 점차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고급인재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 자신감
국가기술자격의 힘을 실감한 나는 이어서 토목구조기술사에 도전했다. 토목과 건축 간 협업이 많은 현실을 고려할 때,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시작된 힘든 수험 생활. 하지만 이해의 폭을 넓히며 스스로 성장을 확인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
천운이었는지 첫 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었다. 노력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덕분인지 오히려 합격의 기쁨은 담담하게 누렸다.
# 꿈을 이루다
복수의 전문기술사 취득 이후 예상하지도 못했던 기회가 찾아왔다. 기술연구소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박사님들과 협업하며 특허기술을 연구하게 되었고, 현장의 고차원적인 문제들을 다루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 나이에 건설기술인협회의역학 과목 강사로 위촉되며 평생의 꿈이었던 교수로서의 삶도 병행하게 되었다.
# 필요한 인재
지금의 나는 단지 회사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가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 되었다. 현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국가기술자격을 공부한 그 시점에서부터 이미 성공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최고의 목표였고,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제 나는 내일을 기다린다. 내일이 기다려진다. 틀림없이 오늘보다 더 빛나고, 더 환한 빛을 가져오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