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50대 여성 생산직 근로자 비율이 높은 (주)짱죽은 그들만의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일은 물론 품질에 대한 마음가짐을 가르친다는 이유식 전문 브랜드(주)짱죽.
그들의 다사다난했던 나주로의 공장 이전 이야기를 만나보자.
글_이슬기 사진_차유진
신규인력 교육의 중요성,
일학습병행제로 채우다
아이들의 첫 음식인 이유식. 그만큼 이유식에 들어가는 재료는 깨끗해야 하고, 만드는 과정이 꼼꼼해야 한다.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유기농 쌀과 친환경원료로 정성스럽게 이유식을 만드는 곳이 있다. 바로 전라남도 나주시에 위치한 이유식 전문 업체 (주)짱죽이다.
이곳은 데일리 딜리버리 서비스로 전국에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현재 유아 전문용품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깐깐한 엄마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넷쇼핑 붐을 타고 이유식을 활발하게 판매하던 (주)짱죽은 2014년 본사를 서울에서 나주로 이전하면서 큰 난관에 부딪혔다. 서울 공장의 숙련된 근로자들이 대부분 가정주부였기에 나주로 합류할 수 없게 된 것.
대규모 신규채용을 했지만 생산 효율은 떨어졌고 신입직원을 교육할 시간은 부족했다. 이유식의 경우, 어설프게 만든 불합격 제품이 소비자에게 나가면 바로 클레임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신규인력을 위한 교육은 필수다. 교육훈련 강화가 절실했던 그때 (주)짱죽은 일학습병행제를 만났다.
일학습병행제란 산업현장의 인재육성을 위해 근로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체계적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제도다. 처음에는 일학습병행제를 기업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학연과 지연으로 맺어진 신규직원들의 불명확한 위계질서는 현장의 혼란을 가중했다.
또한, 생산직에 근무하는 직원 다수가 40~50대 여성이었기에 학습시간에 조금이라도 어려운 영어가 나오면 거부감을 표했다. 시작 단계에서 교육하고자 하는 내용과 실제 설계된 내용이 서로 달랐던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성과의 비결은 절박함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짱죽은 자신에게 맞는 일학습병행제를 시행하려 노력했다. 먼저 연령대가 높은 직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힘썼다. 최초 개념을 전달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전문용어를 썼지만, 실습단계에서는 다양한 예를 들어 작업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또 현장에 맞는 시간표로 효율성을 높였다.
소음이 있는 현장 상황을 고려해 OFF-JT(현장외교육)를 1교시에 진행한 뒤, 곧바로 OJT(현장교육)를 실시해 수업과 현장의 연결성을 높였다.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에 관한 교육도 강화했다. 일학습병행제 인정 기준을 충족시키면서도, 식품회사에 중요한 부분을 강화한 프로그램으로 (주)짱죽에 딱 맞는 교육을 설계했다.
이러한 노력은 이내 눈에 보이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주)짱죽은 셀 방식(소수의 직원이 여러 가지 공정을 담당해 제품을 완성하는 방식)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작업 숙련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일학습병행제를통해 교육시간을 가짐으로써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걸리는 시간이 약 4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됐다. 직무능력 향상은 잔업시간을 감소시켰고, 이로 인해 공장의 가동 시간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이제 (주)짱죽의 학습근로자들은 수업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그 누구보다 활발하게 제시한다. 어떤 부분이 강화되면 좋겠는지, 어떤 매체로 학습하면 더 효과적일지에 관해 함께 고민한다. 교육이 끝난 직원들은 학습근로자들의 멘토가 된다. 선배들이 전해주는 노하우는 학습근로자들에게 좋은 교육 자료다.
현장교사 팀장 신승철 이사는 이러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비결로 탁월한 운용이 아닌 절박함을 꼽았다. 나주 본사 이전 당시 근로자 교육은 ‘생산만큼 중요한 것’이 아닌, ‘생산보다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품질에 대한 책임과 마음가짐을 강조한다는 (주)짱죽. 높은 벽을 뛰어넘은 그들의 경험은 앞으로 만날 밝은 미래의 튼튼한 발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