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창조시대에 직면하다
기업 간 무한 경쟁력을 자극해 대호황을 누리며 시장 지배력을 장악하던 신자유주의 정책은 양극화 심화와 2008년 금융위기라는 문제를 낳고 방향을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강자의 횡포와 독식을 막을 수 있는 정부 개입과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이 대두되고 경제민주화와 윤리경영이 강조되는 ‘자본주의 4.0’ 대중자본주의 시대로 전환되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은 기업과 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창조하려는 욕구로 진화하면서 CSV(Creating Shared Value) 시대, 공유가치 자본주의 시대를 열었다. 이른바 자본주의 5.0을 일컬어 스마트자본주의 시대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쉽게 지식이나 정보에 접근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기술이나 예술 등 삶의 질과 관련한 모든 분야는 원천창조와 모방창조시대를 거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새로운 것으로 창조되는 융복합창조시대에 직면해 있다.
융복합창조는 초연결(Hyper Connected) 시대의 창조물이다. 인공지능 로봇, 드론, 빅 데이터, 하이브리드 제품들, 퓨전, 크로스오버 등 삶의 질을 바꾸어 놓는 것들이 끊임없이 창조되고 있다. 이렇듯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어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한편에서는 네트워크나 노동소외, 지위 불안 등으로 인한 새로운 사회문제가 유발되기도 한다.
이는 전환기적 충돌로써 자칫 갈등과 마찰을 유발해 가치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알랭 드 보통은 현대인의 지위불안 요소로 사랑결핍, 속물근성, 능력주의, 기대, 불확실성 등을 짚었다. 그리고 그에 대응한 해법으로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영성), 보헤미아 등을 제시했다.
결국 혼돈과 모순에 대한 대안은 신뢰, 상생, 상승의 가치들이며 그 해답은 인문학에서 찾아야 함을 말한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기업체가 요구하는 개인의 역량 순위를 보면 1, 2순위가 협업능력과 리더십이다.
우리나라에서 강조되는 창의성은 하위순위로 밀려나 있다. 이것은 새로운 문명의 핵심 가치가 융합(Convergence)이나 협업(Collaboration)능력에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융합이나 협업의 능력은 지혜와 통찰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혼이 있는 리더십을 요구한다.
혼돈과 모순에 대한 대안은 인문학
혼이 있는 리더는 삶을 경영한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본질적인 물음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한다. 그리고 시대요구를 반영한 미션과 가치, 그리고 비전을 생산해
낸다. 미션은 방향성이며 존재의 목적이다.
이 목적을 향한 변하지 않는 정신이 가치라면 목적을 향한 바람직한 미래상이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순서는 역량경영이다. 즉, 목표는 무엇이고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다. 세 번째는 관계경영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협업을 위한 역할과 책임과 권한을 조율하고 관련한 조직을 만들고 핵심적인 일의 과정, 프로세스를 만들고 이에 대한 적합한 인재를 선정하는 과정이다. 네 번째는 성과창출을 위해 예정대로 잘 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행동과 기여도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코칭과정도 평가경영의 한 과정으로 둘수 있다. 다섯 번째는 성과 창출을 위해 어디까지 왔는가를 성찰해 보는 과정이다. 인정과 칭찬, 과정별 진단 평가, 진단 결과에 따른 변화와 혁신의 과정을 성찰경영이라고 한다. 끝으로 창조경영의 과정이다.
학습과 실험, 혁신의 과정을 통해 또 다른 것에 도전하는 것이다. 역량, 관계, 평가, 성찰, 창조의 경영 과정은 혼이 있는 슈퍼 리더의 성과창출을 위한 인문경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