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 번은 만나야 할 건축의 신, 가우디.
그는 자연은 직선이 아닌, ‘곡선’에 있다고 믿으며
모든 건축물에 곡선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그의 작품 세계는 하나로 명명하기 어려울 만큼 독창적이며,
오랜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는 엄숙함을 지녔다.
그러나 가우디의 건축은 신이 내려준 능력이 아니라 처절한 노력이 빚어낸 결과였다.그가 남긴 명언을 통해 근원적이고 명쾌한 그의 직업정신을 읽는다.
참고서적_김희곤 저, 「스페인은 가우디다」, 오브제
Q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기법은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자신만의 독창적인 건축세계를 구현해냈는지 궁금합니다.
A
“여러분, 제가 이 졸업장을 천재에게 주는 건지, 미치광이에게 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그것을 우리에게 말해줄 것입니다.”
바르셀로나 건축학교 로젠 학장이 졸업식에서 저에게 한 말입니다.
가까스로 졸업자격과 건축사 자격증을 얻은 가우디가 ‘괴짜’라는 뜻이죠
. 저는 설계도면을 그리는 대신 먼저 3차원 공간구조를 세우고 도면을 그린 후, 벽면의 섬세한 부분까지도 일관된 스토리에 맞추어 쌓아 올렸습니다. 이런 나에게 스승이 있다면 자연입니다. 모든 것은 자연이 써놓은 위대한 책을 공부함으로써 태어납니다. 자연이 지닌 곡선의 아름다움과 몸으로 체득한 공간감, 고독한 열정이 숙성되어 독창적인 건축방식을 탄생시킨 것이죠.
Q
건축가의 자질은 타고난 건가요? 아니면 후천적인 노력인가요?
A
“인간보다 더 불완전하게 태어나는 동물은 없다. 그러나 인간만이 호기심이라는 등불을 가지고 태어난다.”
창조의 근원은 ‘호기심’에 있습니다. 내가 만든 건축물은 기하학의 체계 속에서 창조, 창의,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공간’의 목적과 주인을 상상하며 건축의 본질을 살리려고 애썼죠. 더 중요한 건 ‘장인정신’입니다. 상상한 것은 스케치만으로 끝내지 않고 실행에 옮겼고, 생각한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공사비와 공사시일에 상관없이 될 때까지 부쉈죠. 돌이나 강철로 만든 것이어도 그 안에는반드시 생명의 혼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열정을 바친 노동과 완벽한결과물을 구현해내려는 집념, 그것이 신의 경지에 이른 건축가를 만든 것이죠.
Q
저는 일에 대한 보상이나 즉각적인 결과가 따라야만 동기부여가 됩니다.
일에 권태를 느끼거나 조바심을 낸 적은 없었나요?
A
“슬프게도 내 손으로 성가족 대성당을 완성시키지 못할 것이다. 뒤를 이어서 완성시킬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고 이러한 과정에서 장엄한 건축물로 탄생하리라.”
건축가의 삶은 본래 길고 고통스러운 연구와 인내의 반복입니다. 그 가운데, 균형을 잡는 추가 있어야 하죠. 미완성인 상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나의 마지막 작품 「성가족 대성당」은내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지난 지금, 후대의 건축가들과 함께 완성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어떤 일을 해내려거든 첫 번째로 사랑, 두 번째로 기술이 필요합니다. 즉각적인 보상에 앞서, 하고자 하는 일에 얼마만큼의 ‘사랑’이 담겼는지 되돌아보시길!
신은 결코 서두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