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입사 1년 차이기에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SMART Cloud IT마스터 과정(이하 SC IT마스터 과정)에서 일본 취업을 준비하며 내가 겪은 시행착오나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글_김영호(2017년 K-Move스쿨해외취업성공 우수사례 공모전 장려상 수상자)
# 고민과 도전
나는 대학 시절 역사학과 철학을 복수 전공한, 인문학에 푹 빠져 지내던 학생이었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한 기업에 입사했으나 업무가 나와 맞지 않았다.
결국 퇴사 후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재차 지원했으나 면접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거듭된 실패속, 긴 고민 끝에 과감히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고 마음을 굳혔다. 전 직장 퇴사 후 공백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재취업에 대한 압박에 시달렸지만, 그렇다고 또 적당한 기업에 들어갔다 전 직장과 똑같은 전철을 밟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SC IT 마스터 과정 30기 지원을 결정했다. 과정에 참여하면서도 한동안은 현실감이 없었다. 내가 정말 프로그래머가 되긴 하는 건지, 정말 일본에서 생활을 하게 되긴 하는 건지. 틈만 나면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서 나와 같은 비전공자라면 자신이 해외취업, 그리고 엔지니어로의 전환이라는 두 가지 커다란 도전을 마주한 입장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진지하게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눈앞에 닥친 취업도 중요하지만, 취업을 위해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주객전도는 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 업무와 언어 실력의 밸런스 맞춰야
과정에 진지하게 임하고자 다짐했다면 IT와 외국어 실력의 밸런스를 잘 맞추어야 한다. 눈앞의 면접을 생각하면 일본어가 더욱 중요하다. 뛰어난 IT 실력이 있더라도 그것을 어필할 수 있는 일본어가 받쳐주지 않으면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받기 힘들다.
또 IT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유창한 일본어로 충분히 변론을 펼칠 수 있다. 그렇다고 일본어에만 집중하면 면접에서 기술적인 질문을 받았을 때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예비 프로그래머로서의 면접인만큼 기업에 따라 기술적인 질문을 많이 하는 곳도 적지 않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설사 면접에 합격하더라도 취업 후 프로그래머로서 일하기가 힘들 수 있다. 실무에서는 면접처럼 말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가 없어서다.
# 새로운 것 찾아 배우기
연수기관에서 진행하는 교육 내용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면 스스로 새로운 것들을 찾아 배우기를 권한다. SC IT마스터 과정에서 가르쳐주는 내용만 잘 흡수하더라도 취업에 충분하지만, 자신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차별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 IT 회사 취업을 위해 리눅스 CENTOS, 3D개발 툴 유니티(C# 기반), 알고리즘 및 자료구조 등을 별도로 공부하면서 추후를 대비했다. 꼭 면접시 어필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네트워크, 운영체제, 알고리즘 및 자료구조에 대한 지식은 개발자의 기본 소양이라고도 일컬어질 정도의 핵심 지식이다. 입사 후부터 천천히 배워도 되지만, 여유가 있다면 미리 배워두면 좋다.
# 관계의 중요성
프로젝트 때는 팀원들과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프리랜서가 아닌 이상 개발은 협업이다. 따라서 SC IT마스터 과정의 프로젝트는 예비 개발자로서 연습 삼아 협업을 해보는 값진 경험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발 경험이 없다시피 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업무 분담을 하고 개발을 하다 보면, 온갖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져 나온다. 특히 조원들 간의 실력 차 때문에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상사 부하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인만큼 더욱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공부와는 관계없지만 과정 내에서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다면 친해지면 좋다. 타지 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 맞는 친구가 큰 의지가 된다.
# 프로그래머가 되다
우여곡절 끝에 들어오게 된 일본의 ‘라쿠텐’은 Ecommerce와 금융, 여행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드론 배송, AI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 또한 아끼지 않는 회사다. 나는 현재 라쿠텐의 이머징 사업부 소속 개발팀에서 사내 메일 시스템 이전에 따른 대응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영어를 공용어로 정한 회사인 만큼 외국인이 매우 많고, 그 덕분인지 자유롭고 복지도 좋다. 아직 갈길이 먼 만큼 몸을 낮추고 힘써 배울 뿐이다. 일본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건승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