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장은 차량의 심미적 기준을 결정한다.
수천수만 가지 색의 도료를 이용해 균일하고 아름다운 도막을 만들어내야 하므로 자동화된 기계로는 사람의 손끝을 따라올 수 없다.
자동차보수도장 분야에서 명장은 아직 단 한 명뿐이다.
바로 최연소 명장, 김광식 명장이다.
글_차유미 사진_류열
약력
2017 스타기술인 홍보대사
2014 은탑산업훈장
2013 창원 문성대학교 특임교수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1999 노동부 신지식인
1997 대한민국 도장명장(최초, 최연소)
학력
1969~1972 대아중학교
2013~2015 마산방송통신고등학교
2015~2017 창원문성대학교
가장 고귀하고 값진 술,
기술에 취하다
자동차의 도장은 차체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외관의 품질을 올리고, 다양한 색상으로 차량에 고유성을 부여한다. 최근에는 소유자의 개성을 살려 차량을 색칠하는 등 도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보수도장은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외부요인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상당히 예민한 작업이다.
차량의 외관과 색상을 결정하는 것이기에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더욱이 고객의 예민한 취향과 요구 수준을 만족시키기도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 분야의 최고가 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김광식 명장은 45년 10개월간 이 분야에 종사하며 자타공인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 1997년 최초이자 최연소로 자동차 보수도장 명장에 선정됐고, 아직 이 분야에서 명장은 김광식 명장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값진 술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건 바로 기술입니다. 기술이 있으면 무형적인 재산(명예)이 축적되고 그 가치로 인해 유형적인 재산(돈)이 쌓이는 것입니다. 흔히들 직업을 선택할 때 급여가 얼마인지를 먼저 물어보는데 그건 아주 많이 잘못된 판단입니다. 그럴 경우 쉽게 권태를 느끼고 포기하게 됩니다. 자신만의 재산을 쌓는 데 집중하다 보면 반드시 누군가 알아줄 겁니다.”
그는 만 40세에 명장에 선정된 후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축적한 기술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시키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했다. 1999년 노동부 신지식인과 2013년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선정, 2014년 은탑 산업훈장 수상은 김광식 명장의 피나는 노력을 증명한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경남 진주에서 3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논밭으로 달려가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진학의 꿈을 접은 채 중견자동차 정비업체인 대륙공업사에 취직했다. 그때 김 명장의 나이 열여섯이었다. 당시에 차량정비, 엔진, 판금 부서가 있었으나 스프레이건에서 분사되는 도료가 자동차에 칠해지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서 도장을 선택한 것이 평생의 일이 됐다.
첫월급 1500원. 그래도 그때는 신나게 일했다. 하지만 체계적인 교과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선배가 하나씩 알려주는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혼자 터득하고 익혀야 했다. 오로지 실패만이 선생이었다. 김 명장은 그런 환경에서는 기술이 쌓이거나 전수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고 그를 개선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고 있다.
“명장 선정 당시 면접관이 ‘명장에 선정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묻더군요. 그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겪어야 했던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기술 노하우를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않아 스스로 찾아야만 했던 과거를 후배 기능인들에게 절대 물려주지 않겠다’라고.”
김 명장은 지금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유해물질을 절감할수 있는 수용성도료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현장 조기 정착을 위해 힘썼다. 또한, 학회논문발표, 각종 세미나를 통해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기본 98%, 그리고
1%의 다른 생각과
1%의 노력
김광식 명장은 현재 창원문성대학교 명장도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직장생활에 필요한 예절은 물론 인성교육까지 지도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무엇보다도 기본을 강조한다. 기본이 98%, 거기에 남과 다른 생각 1%를 추가하고, 끈기와 집념으로 1%만 더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어떤 관계든 인간관계는 기본적인 예를 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상대가 나의 행동을 받아줄 것인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먼저 행동으로 옮겨 예를 다하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거기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더하고,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반드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