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목표를 이루면 또 다른 목표를 설정했다.
목표를 달성하며 얻는 성취감은 계속해서 달려갈 원동력이 되었다.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작은 도전들, 그것들이 쌓여 최연소 우수숙련기술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멈추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조규진 대리의 하루를 담았다.
글_이슬기 사진_차유진
AM 09:00
열정적인 하루의 시작
조규진 대리가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시험’에 대한 미팅을 하는 것이다. 30분 정도의 회의를 통해 그날 해야 할 시험이 정해지고, 그에 따라 다양한 금속재료 시험업무를 진행한다. 조규진 대리는 포스코에서 스테인리스 스틸 재료시험을 담당하고 있다. 금속재료 분야 재료시험은 열처리, 조직검사, 인장시험 등의 물리적 시험을 통해 금속의 상태를 수치적으로 평가하는 직종이다.
“의사가 병을 고치기 위해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해야 하듯, 저는 다양한 시험을 통해 제조된 금속의 상태를 파악하는 업무를 맡고 있어요. 예를 들면 엑스레이로 인체의 내부를 들여다보듯, 조직검사를 통해 철 내부 입자들이 어떻게 분포되어있는가를 살펴보죠.”
조규진 대리는 새로운 재료시험 방법을 위해 시험기기를 직접 설계하는 일도 하고 있다. 최연소 우수숙련기술자로 선정된 조규진 대리는 다수의 특허를 취득하는 등 뛰어난 기술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신규 제품개발은 연구원들과 협업으로 하게 되는데, 제품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특허를 취득해요. 저도 공동 개발자로서 이름이 오르죠. 시험기기 개발에 대해서는 단독으로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입니다. 올해만 네 건의 특허를 출원했어요.”
PM 02:00
모든 경험은 값지다
금속재료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조규진 대리지만 그가 첫 발걸음을 내디딘 분야는 재료분야가 아니었다. 고등학교에서 기계를 전공한 그는 용접업무와 설계업무를 거친 후 지금의 포스코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금속재료 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재료시험도 어쨌든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기에 장비운용에 있어서는 자신 있었다. 하지만 재료의 특성에 대해서는 부족함을 느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속재료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했다.
궁금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생기면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4개의 기능장과 2개의 기사 등 총 16개의 자격을 취득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재료시험 분야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예를 들면 설계분야에서 3D 캐드를 다뤘던 경험으로 장치제작 시 직접 도면을 그릴 수 있게 됐죠. 자격증을 따는 과정도 즐거워요. 하나의 자격증을 위해서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1년의 기간이 걸려요.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자격증을 취득했을 때 성취감은 계속해서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조규진 대리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내 인재개발원에서 일학습병행에 참여하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기계 관련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PM 06:00
꿈꾸는 목표가 있는 행복한 삶
퇴근 후 조규진 대리는 곧장 도서관으로 몸을 옮긴다. 올해부터 일학습병행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일학습병행 업체의 내·외부평가와 모니터링, 산업인력공단 실기시험 감독 등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쁜 중에도 조규진 대리의 자기개발은 멈추지 않는다. 현재 일주일 중 이틀은 부경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왕복 3시간의 거리를 통학하고 있다.
“일하면서 깨달은 것은 아는 만큼 보이고 모르면 보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렇기에 계속해서 공부하고 자기개발을 하는 거죠. 현재는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시간이 허락한다면 박사학위까지 도전할 예정입니다.”
일과 공부, 기술전수, 대외활동까지. 바쁜 이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재료시험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아 대한민국명장에 도전하는 것이 조규진 대리의 가장 큰 목표다. “대외활동이나 시험 감독을 나가면 명장님들을 많이 만나게 돼요. 그분들을 만나면서 저도 꿈이 생기기 시작했죠. 기술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명장’이라는 목표. 목적지가 있기에 이렇게 쉬지 않고 달려갈 수 있는 것 같아요.”
PM 20:00
기술인이 우대받는 사회를 위하여
조규진 대리는 휴가를 내가며 기술 분야 학생들에게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학점은행제나 산업기능요원 등 기술인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를 알려주고, 이러한 제도를 잘 활용하면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기업에 꼭 필요한 기술자가 될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다. 기술인으로서의 삶을 먼저 살아온 만큼, 같은 길을 걸을 후배들이 올바른 방향을 설정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번은 제 이야기를 들은 한 사람이 고등학생 때 이 내용을 알았다면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어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학생들에게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일을 시작하더라도 자기개발을 꾸준히 하라고 말해요. 자기개발을 하는 것만으로도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조규진 대리가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기술인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기술직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독일의 마이스터 기술자와 같이 기술인이 사회적으로 대우받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고. 오늘도 조규진 대리의 목표를 향한 달리기는 멈추지 않는다. 또 그의 뜨거운 발걸음마다 새겨지는 발자국은 기술인들의 빛나는 미래를 말해주는 것만 같다. 기술인에 대한 자긍심으로 오늘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의 매일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