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생, 올해 마흔의 금속공예가 강명균 씨는 지난해 8월 공예 분야 보석 및 금속공예 직종 우수숙련기술자로 선정됐다.
실력이 우수한 분도 많은데 자신은 운이 좋아 뽑혔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철저히 완벽을 기하는 강명균 대표를 만났다.
강명균 대표는 고객과 즐겁게 소통하며 주얼리와 함께 행복도 전달하고 있다.
정성을 다해 만드는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주얼리
인천 차이나타운에 자리 잡은 로반주얼리(ROVAN jewelry & craft). 2018년 우수숙련기술자로 선정된 강명균 대표의 주얼리공방을 찾았다. 강명균 대표는 한국주얼리고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금속공예가의 길을 걷고 있다. 주얼리디자인 전공으로 국립공주대학교를 졸업하고 국립공주대학교 대학원 석사 과정까지 마쳤다. 고등학교 진학 당시만 해도 확고한 꿈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배우면 배울수록 금속공예에 대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강명균 대표는 2014년 로반주얼리의 문을 열고 30대 후반부터 중장년층을 주 고객으로 주얼리를 만들고 있다. 주문 제작이 대부분. 의뢰 단계에서 어떤 주얼리를 평소 선호하는지, 어떤 의상을 주로 입는지부터 반지를 주문한다면, 착용자의 손가락 형태는 어떤지, 피부톤은 어떤지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부분들에 신경을 쓴다. 이러한 고객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강명균 대표의 손끝에서 말 그대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 탄생한다.
고객의 취향을 세심히 살피고, 주얼리 관리방법도 꼼꼼히 알려주는 강명균 대표는 주얼리를 받은 고객의 의견을 꼼꼼히 정리해 두고, 다음 작품을 만들 때 이를 반영하는 과정도 잊지 않는다. 강명균 대표의 이러한 노력은 주얼리를 주문한 고객이 결과물에 만족하고 추가 주문을 하거나 다른 고객을 소개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공방이 자리 잡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한 달 한 달 일정한 월급을 받는 직장인과 달리 매출이 일정치 않아 직장생활을 다시 할까 망설이기도 했다. 이때 아내 김미진 씨의 응원이 커다란 힘이 됐다.
‘고객 만족’이
이 길을 계속 가야만 하는 이유
강명균 대표는 주얼리를 받고 행복을 느낄 고객들을 상상하며 주얼리를 제작한다.
“고객이 만족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제 주얼리를 받고 흡족해 하는 고객들이 바로 제가 이 길을 계속 가야하는 이유죠.”
그가 만드는 주얼리에는 멋스러움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도 담긴다.
“남편분과 커플 은반지를 제작하신 고객이 계셨어요. 그 후 남편분이 돌아가셔서 두 개의 커플링을 하나로 녹여서 사진을 넣을 수 있는 로켓목걸이를 제작해 드렸습니다. 목걸이는 두 분이 함께 보낸 추억 그 자체를 상징하지 않을까요?”
강명균 대표는 일에 있어 완벽을 기한다. 취재진이 방문한 날, 강명균 대표는 며칠 무리한 탓에 오른손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브로치 뒷면을 그가 가장 좋아하는 당초 문양으로 마감하는 작업 중이었다. 사실 주얼리 뒷면은 잘 보일일이 없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강명균 대표는 주얼리 뒷면까지 정성을 쏟아 아름다움을 불어넣는다. 주얼리 의뢰부터 완성까지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걸리지만 강명균 대표의 정성을 잘 알고 있는 고객들은 그가 탄생시킬 멋진 주얼리를 상상하며 차분히 기다려준다.
그는 인천공방협동조합 이사장이기도 하다. 주변 공방 관계자들이 상생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협동조합을 설립, 인천 중구청에 관광기념품을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인천 중구 구민의 날, 인천 개항장 문화재 야행 등 행사에 참가해 체험행사를 진행하면서 재능기부 활동도 펼쳤다.
후배들에게 비전 제시할 수 있는
존재 되고 싶어
강명균 대표는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최신의 기술을 받아들이며 기술 연마를 꾸준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얼리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들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선후배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망설임 없이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기술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는 ‘후배들이 무섭다’고 이야기한다.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작가로서 모범이 돼야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론적인 지식과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그 사람만의 느낌을 갖추고 있고, 후배들에게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을 때 작가라는 말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이론도, 실무도 정확히 알려주고 싶어요. 후배들이 많은 질문을 선배들에게 해서 자신의 실력을 보다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저를 통해 ‘최소한의 목표치’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강 대표의 작품은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나뭇가지와 같이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주얼리를 주로 만들어 왔다. 그는 전통에 기반을 두되 이를 어떻게 하면 현대화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 중이다. 또한 젊은 층에까지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는 주얼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메달을 딴 선배 권유로 우수숙련기술자를 신청했는데 영광스럽게도 선정됐습니다. 우수숙련기술자 선정은 제가 더 잘해 나가야 할 이유가 됐죠. 이왕 시작했으니 최고가 되어야죠.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대한민국명장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공방 2호, 3호 등 공방 수를 확대해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로반주얼리를 알리고 싶습니다.”
2018년 한 해를 통틀어 쉰 날이 3일 밖에 없었을 정도로 끊임없이 최선을 다하는 강명균 대표. 올해는 격주 일요일에는 쉬며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작가로서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가며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은 강명균 대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