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하얀 겨울왕국 속으로! 기차로 즐기는 겨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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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혜란 사진 코레일관광개발, 대관령 하늘목장, 태백시청
 

빠르고 간편한 것을 우선으로 삼는 요즘 세상에 구부러진 지형을 따라 기차를 타고 이동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기차여행은 목적지로 가는 그 과정마저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아날로그적 낭만에다 훌륭한 ‘가성비’까지 갖췄으니 금상첨화.
어느덧 커다란 창밖으로 펼쳐진 하얀 세상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연말 연초에 가벼워진 주머니 걱정은 접어두고 훌쩍 떠날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아이도, 어른도 행복한 ‘산타마을’
산타마을, 이름만 들어도 산타가 살고 있을 것 같아 동심을 자극한다. 아이들은 물론 건장한 어른들의 마음마저 설레게 하는 산타마을은 분천역(경상북도 봉화군)에 내리면 만날 수 있다. 다소 생소한 이름을 가진 기차역으로 영주에서 기차로 1시간쯤 더 달려야 나오는 비밀스러운 곳이다. 이곳에 내리자마자 크리스마스 장식, 난로 곁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산타 복장으로 인사하는 역무원을 발견할 수 있다.

산타마을의 규모는 아담하다. 분천역 주변으로 산타를 콘셉트로 한 놀이시설과 장식물들이 있고, 작은 카페와 식당 몇 개들이 모여 있는 정도다. 규모만큼이나 시설도 소박하지만 역사를 벗어나면 대형트리, 눈사람, 루돌프, 산타마차 등을 만날 수 있어 마치 동화나라를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산타갤러리’와 ‘산타시네마’를 시작해 산타와 관련된 것들이 지천으로 널렸다. 소망하는 일을 엽서에 고이 써서 ‘산타우체통’에 넣어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산타마을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64-1  / 054-672-7711


분천역
분천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관광열차인 오트레인(O-train)과 브이트레인(V-train)을 타면 된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서울-원주-제천-고한-태백-승부-분천을 잇는 오트레인을 타는 것이 좋지만 영주까지 일반 열차를 이용하고, 영주역에서 출발하는 관광열차, 브이트레인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동대구역이나 부산 부전역, 정동진역 등에서 출발한다면 분천역까지 가는 무궁화호를 이용할 수 있다.
 

눈꽃으로 하얗게 물든 ‘태백산’
시원한 능선과 다채로운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는 태백산. 해발 1,500m가 넘는 산임에도 불구하고 등산이 시작되는 주차장이 해발 880m에 위치해 있어 실제로 올라가야 하는 산의 높이는 700m가 되지 않는다. 태백산은 산책하듯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는 산이다. 특히 겨울이면 태백산의 설경은 극한의 감동을 선사한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회색빛이었던 산을 온통 은빛으로 물들이는 눈꽃들. 마른 가지마다 눈송이가 내려앉아 만들어진 풍광을 보기 위해 겨울에도 많은 인파가 몰린다.

태백시에서 열리는 태백산눈축제도 좋은 볼거리이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눈의 고장답게 눈을 테마로 한 축제로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도 축제의 열기를 전한다. 축제에서는 눈 조각가들이 혼을 다해 완성한 눈 조각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얼음 미끄럼틀, 이글루 카페 등 매년 개성 넘치는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겨울왕국이 부럽지 않은 ‘대관령’
대관령은 높이 832m로 태백산맥의 주요 고개다. 한파나 기상보도 때 언제나 등장하는 곳으로 한국에서 가장 낮은 평균기온을 보이는 지역이다. 이곳의 연 평균기온은 6.6℃에 불과하며 가장 추운 달인 1월의 평균기온은 -7.7℃인데 이것은 모스크바의 1월(-9.2℃)과 비슷한 수준이다. 높은 해발고도 때문에 기온이 낮은 만큼 겨울이면 ‘겨울왕국’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눈이 쌓인다.

추운 지역이지만 대관령에는 ‘양떼목장’, ‘하늘목장’, ‘삼양목장’ 등이 있어 여행의 묘미가 있다. 대부분의 목장이 트레킹부터 양들에게 먹이 주기, 삼림욕 등의 ‘힐링’ 체험코스를 준비해 여행자들을 친절히 맞이한다. 목장의 여름은 초원에서 말과 양, 염소, 젖소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는 풍경이라면 겨울의 풍경은 순수하며 고요하기 그지없다.

순백의 지평선이 펼쳐지는 눈밭을 뛰어다니며 영화 ‘러브스토리(1970)’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것도 좋다. 대관령 부근에서는 우리나라 겨울축제의 원조, 대관령눈꽃축제도 매년 열린다. 27년의 전통을 지닌 이 축제는 매년 눈꽃과 얼음으로 만든 환상의 세계로 여행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대관령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033-330-2799

대관령눈꽃축제
2020.01.10.~2020.01.19.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로 119 / 033-335-3995

강릉역 or 정동진역
대관령을 갈 때 강릉역(강원도 강릉시)에 내리는 것이 가깝지만 ‘세계에서 바다와 제일 가까운 기차역’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정동진역(강원도 강릉시)에 내리는 것을 추천한다. 정동진의 운치를 감상한 뒤 강릉행 버스를 타고, 강릉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다시 횡계행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횡계터미널에서 다시 군내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다시 타고 대관령까지 갈 수 있는데, 군내버스는 하루에 몇 대 없으므로 택시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업데이트 2020-01-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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