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만들어 가는청렴韓세상
    한창희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운영위원, (사)EK 청렴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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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투명성기구(TI)는 2019년 국가별 청렴도 즉,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하였다. 부패인식지수(CPI)는 공공·정치부문에 존재하는 부패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반부패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유용한 도구이다.

한국은 100점 만점에 59점으로 세계 180개국 가운데 39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7년 51위, 2018년 45위에서 2년 연속 상승하고, 지난해보다 세 계단 오른 역대 최고 순위이다.
2010년(39위) 이후 9년 만에 30위권으로 재진입한 것이다. 청탁금지법 시행, 공익신고자 보호 강화, 반부패민관협의회 운영 등 다양한 노력의 결과, 지속해서 청렴도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고무적이다. 그러나 2022년까지 20위권 진입목표 달성과 한국의 경제력 규모가 10위권임을 고려하면 더 노력하여야 한다.

왜 우리는 청렴도를 높여야 하는가? 단순히 부정부패가 없는 국가, 세상을 만들기 위함일까? 청렴도 80점 이상을 기록한 10위권 국가들 즉, 덴마크, 뉴질랜드,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은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 이상의 선진국이다.

즉, 청렴이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부패인식지수(CPI)가 10점 개선되면 1인당 국민소득이 4,713$ 상승하고  (한국행정학회 연구), 53점에서 63점으로 개선되면 경제성장률이 약 0.52~0.53%포인트 증가, 1인당 GDP 4만 달러, 5만 달러 달성 시기 단축이 가능(서울대학교, 부패와 경제성장률 간의 상관관계 연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19년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이들 국가들의 행복지수와 부패인식지수(CPI)가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 결국 청렴은 단순한 부패의 문제가 아닌 국가 경쟁력, 국민 행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啐啄同時(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려면 밖에 있는 어미 닭이 빨리 나오라고 쪼아 깨뜨린다고 병아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안에 있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려고 쫀다고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려면 안에 있는 병아리와 밖에 있는 어미 닭이 동시에 쪼아야 한다는 것이다.

청렴도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공공기관, 기업 등 각 주체, 그리고 모든 국민이 함께 관심을 두고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해야 한다.
정부는 강력한 반부패청렴정책을 수립·시행하고, 기업 등 기관에서는 각 기관에 맞는 효과적인 청렴윤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여야 한다.

청렴국가, 청렴韓 세상을 위해서는 청렴에 대한 좀 더 많은 관심과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관심이 없으면 청렴은 절대 보이지 않는다. 청렴 민감성(Sensitivity)을 갖는 것이 그 시작이다. 청렴 민감성은 끊임없는 질문이다. 이런 행동·행위를 하면 ‘나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상대방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이해관계자(제3자)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사회적으로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이 사실을 묵인하고 방조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이다. 청렴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힘 있는 높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거지’, ‘나 하나쯤이야’, ‘이런 거쯤이야’, ‘남들도 다 하는데’, ‘지금까지의 관행인데’ 등에서 ‘나도’, ‘이런 것도’, ‘더 좋은 방법은?’ 등으로 바꿔야 한다.

남의 탓을 하고, 청렴을 말하며 정작 본인은 실천하지 않는 청렴, 원칙을 이야기하며 자기 이익 앞에서는 손바닥을 뒤집는 청렴은 나쁘다. 가짜 청렴이다.
청렴韓 세상, 나부터 실천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라는 시처럼.  

업데이트 2020-02-24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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