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르락 내리락 인생길에도, 견고히 나를 지켜준 국가기술자격
    오기성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시설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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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을 배워둬라, 쓸모가 있을 거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새벽에 우유배달을 했습니다. 우유공장에 가면 흰 성에가 낀 기계가 굉음을 내며 돌아가고 있었는데, 신기하여 지켜보고 있으니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어르신께서 “이 기술을 배워둬라. 나중에 쓸모가 있을 거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암모니아 냉동기에 관해서 관심을 가졌습니다.

졸업 후 해군기술부사관으로 3년간의 함정근무 후, 인천해군부대(예전 5해역사)로 발령받으면서 냉동기술 관련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내 인생의 첫 자격증인 고압가스냉동기계기능사 2급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그러나, 인천에 한 제빙공장 현장에서 깨달은 것은 ‘냉동기술 한 가지만으로는 안 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전기, 배관용접, 가스 등 모든 기술은 하나의 ‘집합체’라는 생각으로, 국가기술자격 취득에 매진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이직과 학업과의 병행을 거쳐 한국산업리스(주)(현 산은캐피탈) 총무부 관제팀에 자리를 잡았으나 IMF 국가부도로 회사가 휘청이면서 위기가 찾아왔고, 벼랑 끝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로 보일러취급기능사 2급 취득을 시작으로, 에너지관리산업기사 외 18종의 국가기술자격과 해기사면허(6급기관사)를 취득했습니다. 끝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3년 회사를 떠나게 되었지만 국가기술자격이 있었기에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기회와 위기의 반복,
인고의 시간

그 후 조그마한 인테리어 가게로 기반을 잡을 무렵, 이번에는 가게마저 재건축으로 헐리게 되었습니다. 참,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격입니다. 어려운 와중에도 기회는 찾아왔습니다. 학교시설물관리 용역회사로부터 관리책임자로 근무할 의향이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고, ‘건축 중급기술자 이상’이라는 조건에도 당당히 국가기술자격을 내밀었습니다.(건축목공, 건축도장, 목재창호, 거품집기능사 등 보유, 현재는 특급)

그 후 1년 동안 학교시설물관리책임자로서 근무하면서 한국폴리텍대학 춘천캠퍼스 이동기술교육센터에서 조경기능사, 가스기능사,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빙축열설비 전문업체 입사제의가 들어왔고, 아이스 슬러리타입 빙축열 시스템설비 설계 및 시공 업무를 맡았습니다.

한국전력공사와 빙축열설비 인증 후 계약을 해야만 빙축열설비 수주와 시공을 할 수 있는데, 제게는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자격이 있었기에 당당히 빙축열설비 시공업체 등록을 마쳤습니다. 이후 또 한 번의 이직으로 세명에너지(주) 기업부설연구소장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기업부설연구소장 겸 냉동제조 안전관리책임자(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로 자격증을 선임하여 기계설비공사업(구 보일러산업기사)에 관한 자격을 갖추었고, 중소기업의 꽃인 특허증등록(3건), 기술혁신, 경영혁신, 벤처기업확인서, 지식경제부장관상 수상 등 수많은 공적을 쌓았습니다.

끊임없는 자격에 대한 열정
세명에너지(주) 입사 이전인 2009년부터 기능장 취득에 대한 열정을 마음에 품었던지라, 2014년 사직서를 제출하고 서울북부기술원 용접과(6개월 과정) 야간에 입학하여 온 정성을 쏟아 고대하던 에너지관리기능장(구 보일러기능장), 배관기능장을 취득하였습니다. 그 부산물로 용접산업기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시설관리본부에서 일하고 있고, 나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6년 지게차운전기능사 자격을 취득했고, 한국폴리텍대학 정수캠퍼스 그린에너지 설비공학과에 입학하여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자격증(건축설비설계·시공 및 플랜트 2급: 냉동공조설비 3급 외 7종)을 취득하고 졸업하였습니다. 또한 냉동시스템 중 응축폐열을 이용한 폐열회수 시스템 설비에 대한 특허등록과 보일러 블로우다운 폐열회수 시스템 특허등록도 마쳤습니다.

현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대학원 건축기계설비공학과에 재학 중이며, 상위자격증인 공조냉동기계기술사 자격증 취득 및 대한민국 명장을 목표로 학문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힘들고 어려운 역경 속에서 오뚝이처럼 일어날 수 있었던 것도, 현재의 나를 있게 해준 것도 국가기술자격이었습니다.
인생 선배로서 나의 인생 역경의 이야기가 미력이나마 후학들에게 본보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업데이트 2020-03-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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