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충청북도 음성군에 위치한 알루미늄 폼 공장 ㈜남경에서 시설과 설비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55년생.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아직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곳에서 일을 해왔다.
군인과 예비군 지휘관, 아파트 관리소장에 이어 현재는 알루미늄 폼 공장의 관리팀에서 일하고 있다.
취업이 사회문제가 되는 요즘 같은 시기에 내가 다양한 직장에 취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가기술 및 전문자격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취업 그리고 자격에 대한 갈증
2007년, 군을 제대하면서 인생의 제2막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50대 초반의 나이. 취업해야 했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그러던 중 개인적으로 관심 있었던 인사·총무 업무에 도전하기 위해 중소기업연수원의 행정사 실무교육 과정에 등록했다.
교육이 끝나갈 때쯤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느낀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이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때 깨달은 것은 취업을 하려면 자격증과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군과 관련된 일을 하기로 하고 예비군 지휘관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처음 공부하는 법 규정은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기출문제의 긴 지문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시험에 합격했다.
군 조직은 아니었지만, 울산의 미포조선소에서 근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다 계약 기간(5년)이 반 정도 지났을 때쯤 ‘다음에는 어떤 곳에서 근무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생각난 것이 바로 ‘자격증’이었다.
자격으로 얻은 기회
장고(長考) 끝에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계약이 만료되기 전 자격을 따야겠다고 결심했다. 학점을 이수하기 위해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컴퓨터 강의를 들었다. 리포트를 제출하고, 시험을 치르고, 주말엔 가까운 요양원에서 실습까지 마친 뒤 자격증을 취득했다. 하지만 실습을 하면서 과연 이 길이 내 길이 맞는가에 대한 불안과 망설임이 생겼다.
다음 직장이 내 생애 마지막 직장이라는 생각이었기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목표를 한 차례 수정했다. 공부해야 할 분량은 더 많아졌지만, 목표를 정한 이상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2010년도에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아파트 관리에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관련 분야를 공부했다.
아파트를 관리하려면 경비, 보안은 물론이고 전기, 소방, 가스, 보일러, 정화조, 정원관리 등 공부해야 할 내용이 한둘이 아니었다. 2011년도에는 경비지도사와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2012년도에는 전기공사산업기사, 위험물산업기사, 소방설비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3년도에는 가스산업기사, 에너지관리기능사, 조경기능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 후 2014년, 주상복합아파트에 취업하여 근무를 시작했다. 아파트 72세대와 상가 19세대의 조그만 단지로 소장이 전기와 소방안전관리자를 겸직하는 곳이었다. 다시 새로운 직장을 얻고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모두 자격증 덕분이다. 자격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동시에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단무지 정신으로 걷는 길
그러던 중 아파트 내부 사정으로 인해 관리소장직을 그만두는 상황에 놓였다. 두 번째 실업수당을 받으면서 그냥 놀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활용해보지 못하고 사라져버릴 자격증이 아까웠다.
그러던 중 알루미늄 폼 공장의 시설 관리직에 추천받아 2016년부터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물론 그일을 해낼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전기 및 소방안전관리자로 일하면서 시설과 설비관리를 함께 하고 있다. 일하면서 2019년에는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추가로 필요한 지식이 있다면 배워서 실전에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관리자의 자세일 것이다.
자격취득을 위한 공부에 왕도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공부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얻는 방법도 없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젊었을 때보다 기억력이 떨어지기에 더 큰 노력을 쏟아야 한다.
내가 선택한 학습방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단무지정신’이다. 첫째는 ‘단순하게 생각하라’, 둘째는 ‘무식하게 반복하라’, 셋째는 ‘지속해서 추진하라’라는 의미다. 땀 흘린 후의 휴식이 진정한 쉼이고, 어렵게 이룬 성공이 참된 행복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문성 있는 기술사도 아닌 내가 자격에 대해 말하기가 부끄럽지만, 나의 경험이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