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직업의 발견, 그 시작을 자격증과 함께하다
    양성진 ─ 머크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
  • 4939    

사회의 첫발, 그리고 방황
나는 대전의 한 공업고등학교 기계과를 졸업한 후 전기용접기능사, 수치제어선반기능사, 선반기능사 3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19살에 첫 취업을 했다. 정밀가공업체에서 12시간씩 2교대 근무를 했지만 육체적인 힘듦보다는 첫 사회생활인 만큼 즐거움이 컸던 시기였다. 시간이 흘러 결혼도 하고 이직한 중견기업에서 4년 정도 근무했을 때였다. 난 교대 근무로 지쳐가고 있었고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이 지겨워졌다. 그렇게 또 이직했지만 생산직의 특성상 반복되는 일상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직은 되풀이됐지만 점점 규모가 작은 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또 다른 이직을 위해 취업사이트를 찾아보고 있었다. 방황과 함께한 스물아홉 살. 나는 어느덧 다섯 번째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직업의 발견과 새로운 시작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내 마음을 사로잡는 일을 발견했다. 바로 설비관리, 시설관리 업종이었다. 자세히 알아보니 보일러취급기능사,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이 필수인 직종이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알아보던 중 직업전문학교라는 곳을 알게 됐고, 국비지원 실업자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생산직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보일러취급기능사와 공조냉동기계기능사 모두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실기시험까지 마쳤다. 공식적으로 최종합격자 발표가 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2차 시험을 잘 보았던 나로서는 합격을 확신했다.

결과를 기다리던 중 청주의 한 반도체 회사의 설비관리 공고를 봤다. 그러나 보일러, 공조냉동 자격증 소지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채용 담당자에게 일주일 후면 최종합격자 발표가 나고, 자격증을 받을 수 있으니 면접만 보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면접을 본 뒤 합격했고, 설비관리인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그리고 입사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자격증 합격자 발표가 났고, 그토록 기다리던 두 개의 자격증을 얻었다.
 


도전을 통해 계속되는 성장
책에서만 보던 대형 산업용 보일러와 냉동기, 공조기 등을 현장에서 실물로 보면서 나는 그 매력에 빠지게 됐다. 하지만 더 나은 조건의 직장을 얻기 위해 자기 개발을 지속했다. 그 결과 2008년도에 보일러, 공조냉동을 시작으로 가스기능사, 위험물기능사를 취득했고, 2009년도에는 전기기능사, 공조냉동기계기사, 산업안전기사 등 총 3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에는 전문학사 취득에 도전했다. 교대근무와 학비의 부담으로 고민을 하던 중 학점은행제를 알게 되었고, 기사 자격증이 학점으로 인정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한번 자격증의 가치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2010년에는 기능사 자격증 6개와 기사 자격증 2개의 힘으로 경기도 안성의 한 회사에 정규직으로 합격을 했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가스기능장 자격증을 얻기 위해 주경야독으로 공부한 결과 2011년, 마침내 가스기능장 자격증과 함께 전문학사 학위증을 받을 수 있었다.

엔지니어로의 성장, 미래를 준비하다
사내 최초의 기능장이자 최연소 기능장이 된 나는 자격증 취득을 통해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이는 또 다른 동기부여로 이어졌다. 가스기능장 취득으로 받게 된 전문학사를 활용하여 2014년도에 4년제 대학교로 편입했고, 2년간 주경야독한 결과 2016년도에 안전공학 학사학위를 받게 되었다.

20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내 에너지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기본적인 에너지사용량을 관리하고 개선해나가는 업무를 하면서 에너지경영시스템인 ISO 50001 인증도 취득하였고, 퇴근 후에는 저녁 시간을 틈틈이 활용하여 노력한 끝에 건축설비기사를 취득했다. 2018년, 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수원에 위치한 공학대학원에서 에너지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다. 후진양성에도 관심이 있어 상반기에는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나에게 자격증은 인생의 등대 같은 존재다. 어둡고 캄캄해 보였던 나의 미래에 한 줄기 빛이 되었고 그 빛으로 인해 직업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행복도 얻을 수 있었다. 자격증 취득이 내 인생의 변환점이 되었듯이 청년들에게도 자격증이 인생의 의미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업데이트 2020-08-26 23:29


이 섹션의 다른 기사
사보 다운로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