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준비해온 대답
    일학습지원국 일학습기획부 독서모임 퇴근길 책 한 잔 이 바라본 여행을 통한 자기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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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과장
안정적인 교수직을 내려놓고 시칠리아로 시작해 밴쿠버, 뉴욕까지 2년 넘게 정처 없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다소 비현실적이었지만 현지에 도착해선 오지 않는 기차를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하고 말도 잘 안 통하는 낯선 곳에서 물어물어 길을 겨우 찾아가기도 하는 절대 쉽지 않았던 과정들은 우리의 여행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장기 여행자로서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 시칠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지는 것은 물론 작가가 느끼고 생각한 것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자연히 그간 여행을 다니며 느꼈던 에피소드며 이런저런 감상들도 겹쳐서 더욱 행복한 독서 시간이었다.

김미향 대리
단숨에, 그리고 아껴가며 읽은 이 책은 2년 전 떠난 프랑스와 벨기에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기차 파업으로 2주 동안 인내를 가르쳐준 프랑스 파리, 수십 개가 되는 홍합을 까먹느라 손이 탱탱 부은 지도 몰랐던 벨기에 브뤼헤, 장소는 분명히 다르지만, 이영하가 묘사하고 있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모습은 내가 다녀온 두 유럽국가와 비슷한 얼굴을 지니고 있어 읽는 내내 설레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끔 하는 충동을 일으켰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디에도 가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던 찰나에 여행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듯한 대리만족을 느꼈다.

장수정 대리
“그 자리에 앉기 전까지는 나는 한 번도 시칠리아에 가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본 적이 없었다.”
라는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는 무엇인가 즉흥적으로 해본 적이 잆는데, 문득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떠나 현지에서 숙소를 구하고, 보이는 식당에 가보는 것도 일상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이 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작가의 아내가 동행하고 있지만 글의 전면에 등장하는 법이 없었다는 점이다. 친구와 여행을 가도 항상 같이 다니기 마련인데 이 부부는 따로 또 같이 여행한다. 이런 여행은 결혼생활과 많이 닮아있지 않을까, 이렇게 적당한 거리 또한 올바르다고 생각했다.
 

장준원 차장
‘나라면 과연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작가는 현재의 삶을 유지하기보다 가진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생활을 과감히 선택한다. 시칠리아 여행을 통해 현지인의 여유로운 삶과 다양한 유적지 등을 만나는 것이 흥미로운 반면 읽으면 읽을수록 떠오르는 생각은 ‘나는 뭘 하고 사는 거지?’이다.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볼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현일 차장
크게 보고 자신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인생의 정도인 것을 다시 한번 이 책을 보고 느낀다. 물론 내가 실천하느냐 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인생을 걸만한 일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김영하에게 소설이 있었다면 나에게도 뭔가가 있지 않을까? 꼭 찾고자 한다. 그리고 시칠리아에 갈 생각이다.

이혜림 과장
“난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는 사람이었어. 그런데 시칠리아 사람들을 보니까 이렇게 사는 것도 좋은 것 같아. 그냥, 그냥 사는 거지. 맛있는 거 먹고 종일 얘기하다가 또 맛있는 거 먹고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고 그냥 닥치는 대로 살아가는 거야.” 계획이 틀어졌다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는 것,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닥치는 대로 살아가면 된다는 것을 한 번 더 마음속으로 되뇌어 본다.

여행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여행이므로 흐르는 강물처럼 자유롭게 사는 것을 꿈꾸며, 팍팍한 현실 속에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을 느낀 듯 따뜻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업데이트 2020-10-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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