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과 기술, 쌍끌이에 성공하다
    김숙희 교수(지도교사), 김수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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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과 함께 K-뷰티라는 말이 더없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시대,
김숙희 교수와 김수아 선수가 합작으로 이루어낸 성과는 대통령상 수상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한 숙련기술 위에 예술까지 얹어 만들어낸 이 결과는 K-뷰티의 미래를 담보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열정과 근성으로 이룬 성과
2020년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라북도 군산. 50개 직종에 참가한 1,778명의 참가선수의 얼굴에는 긴장이 가득했다. 피부미용 직종에 참가한 선수들은 32명. 그중 기권자를 제외하고 28명의 선수가 모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오전 오후로 나뉘어 출전하면서 더욱이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김수아 선수(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K-뷰티산업융합학전공)는 묘하게도 안정적인 분위기다. 연습할 때는 스승인 김숙희 교수의 손에 들린 타이머만 봐도 가슴이 두근반세근반 했지만 정작 실전에 들어가서는 대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경기 첫날 ‘스파전신 기기관리’ 종목은 그렇게 시작됐다.

“기능경기대회에 나가겠다는 생각은 3년 전부터 했어요. 하지만 작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는 연습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서 예상보다 성적이 낮았어요. 올해는 더 단단히 각오했고 김숙희 교수님을 지도교사로 모시면서 본격적으로 전국기능경기대회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지방경기를 거친 인재들이 모이는 전국대회답게 그 준비는 만만치 않았다. 오전 7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늦은 시간까지 때로는 새벽까지 공부와 훈련을 계속했다. 네일, 전신관리, 얼굴관리, 왁싱, 메이크업, 네일아트 등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종목이 많았고 특히 한 달 전에 공개되는 과목별 후보과제 4개는 전부 다 손에 붙은 듯 완벽하게 숙지해야 했다. 그중 하나가 대회 당일 랜덤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지방경기 때는 없었던 종목이 추가되면서 급하게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기술도 있었다. 김숙희 교수는 김수아 선수에게 맞는 훈련계획서를 작성했고 속도 조절을 위해 처음부터 타이머를 맞춰놓고 가르쳤다. 한 달 전에는 배점과 채점표도 나오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훈련은 필수였다. 김 교수는 그간 국내외 각종 미용기능경기대회 출전선수를 가르치면서 그랑프리상, 교육부장관상 등의 우수한 성적을 거둔 기능인들을 많이 배출했지만,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전선수는 처음이라 김 교수 역시 막판에는 같이 합숙까지 하면서 공을 들였다.

“처음 수아가 기능경기대회에 나가보고 싶다고 했을 때 선뜻 지도교사를 맡았던 이유는 평소 수업태도도 워낙 좋았고 매우 적극적이었기 때문이에요. 3명 정도가 같이 대회를 준비했는데 2명이 중도하차를 했을 때도 수아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디서 그런 열정과 근성이 나왔을까 하는 김 교수의 칭찬에 김수아 선수는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취향을 꿈으로, 기술을 예술로
김수아 선수가 보기 좋고 ‘예쁜 것’에 관심을 가진 건 초등학교 시절부터였다. 보통의 여학생들이 가질 법한 관심을 넘어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취미 삼아 네일학원을 일주일에 한 번씩 다녔고 주변 이들의 손톱을 이쁘게 꾸미는 데 열심이었다. 부모님은 딸이 좋아하는 분야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꿈을 향해 좀 더 빠르게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일찌감치 목표를 설정했기에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이유 또한 명확했다.
 


“처음엔 네일로 시작했지만, 더욱더 다양한 종목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었어요. ‘기능인’이라는 이력이 제가 훗날 무엇인가를 이루어 나갈 때 단단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력에 덧댄 자격의 힘을 알아차린 이였다. 한편, 김숙희 교수가 교육할 때 가장 많이 신경을 썼던 부분은 바로 ‘리듬’이다. “마사지에 리듬이요?” 일반인들이라면 당연히 가질 의문이지만 김 교수는 단호하다. 뷰티테라피에서 강약조절, 속도, 호흡…. 이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는 리듬이 깨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리듬 안에서 모든 행위를 인체공학적으로 수행할 때 우러나오는 ‘멋’과 ‘아름다움’은 기술을 뛰어넘는다’. 그것이야말로 뷰티테라피가 지향하는 바라는 김 교수. 스승은 매 순간 ‘리듬’을 살려 과제를 수행할 것을 주문했고, 제자는 자신과 싸움에서 지지 않고, 그 리듬을 살려 종목별 과제를 빈틈없이 수행해냈기에 금메달 수상자 중에서도 최고점이라는 완벽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

숙련기술인 배출로 K-뷰티의 미래를 담보한다
K-뷰티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단어가 됐지만, 전국기능경기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와 지도교사인 이들에게는 조금 더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김 교수는 더 큰 글로벌시장으로 그 세를 단단히 확장해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미래를 이끌어나갈 숙련기술인들을 가르치고 키워야 한다는 사명을 끌어안게 됐다.

“전국기능경기대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K-뷰티 산업을 발전시키고 기술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는 데 이런 대회가 교두보가 되기 때문이지요. 대회가 거듭될수록 참가자들의 기술 수준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용숙련기술인들을 많이 발굴하고 키우면 부수적으로 장비회사, 화장품 회사 등 관련 산업들이 함께 커집니다. 기능대회의 순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 교수가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부분도 있다. 학생들이 기능대회에 주력해서 실력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그만큼 시간과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실력이 있어도 시작할 엄두를 못 내거나 중도포기자가 많다는 것이다.

“모델을 구하는 것부터 연습 때 사용하는 미용제품, 소모품 모두가 개인 부담이에요. 누군가의 지원이 없다면 불가능한 도전이죠. 국가 차원에서 미용인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면 산업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편, 제자에게는 또 다른 과제가 남았다. 다가오는 10월 말에 올해 1등과 2등, 작년 1등과 2등이 한자리에 모여 2021년 제46회 중국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참가할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목표는 하나다. 국제대회에서 각 나라 대표와 정정당당히 겨뤄보고 싶다는 꿈이다.

“교수님께서는 부족한 점이 보여도 차근차근 실력을 늘려갈 수 있게 도와주십니다. 끊임없는 지도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향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뷰티산업을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 그리고 인재를 육성하는 지도자로서 다시 한번 힘을 모으는 이들. 기술과 학문이 융합된 숙련기술을 가르치고 배우는 보람은 그 무엇보다 클 것이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열정과 도전의식으로 똘똘 뭉친 이들 앞에 K-뷰티의 밝은 미래가 덧입혀진다.

 

업데이트 2020-10-2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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