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전염병 그리고 기후 변화, 쓰레기 배출로 인한 환경오염 등 우리는 전례 없는 재난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위기는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이 더욱 주목받게 된 것 역시 사태의 위중함을 방증한다. 지구와 인류를 건강하게 만들어 줄 이 생명공학기술의 최전선에서는 어떠한 혁신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지 알아보자.
4차산업과 함께 풍성해지는 레드 바이오
코로나19 팬데믹의 돌파구인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며 레드 바이오산업(Red Bio : 의학 생명공학)이 주목받고 있다. ’16년 2,020억 달러였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5년간 연평균 9% 성장했으며, ’22년에는 3,279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기업들 역시 연구개발 측면에 혁신적인 변화를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신약 개발에 AI를 접목하는 일이다. 실제로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신약 개발 스타트업에서 구축한 모델 ‘GENTRL’의 딥러닝 사례를 통해 AI가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이슈는 ‘3D 바이오프린팅’이다. 이는 3D 프린터로 각막·피부·혈관·장기 등을 생성해 신체에 이식하는 기술로서, 환자 맞춤형 체내 이식물을 제작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대단하다. 고령화 시대에 장기부전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러한 인공장기 개발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생명공학(BT)과 정보통신(IT)의 융합은 더는 공상과학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이 때문에 오랜 IT강국이자, K바이오의 위상을 자랑하며 BT강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활약이 기대되는 것이다.
그린 바이오, 식량주권(食糧主權)을 지키다
그린 바이오(Green Bio : 농업 생명공학)는 농업·수산업·축산업 등 1차 산업에 생명공학 기술을 더해 기능성소재와 식물종자, 첨가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산업이다. 병 저항성 농작물을 만들거나 가축의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일도 포함된다.
전 세계적으로 그린 바이오는 미래 식량부족 및 빈곤문제 해결의 핵심 분야로서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상 기후에 대비한 내재해성·내병충성 작물 개발과 디지털 육종기술 기반 종자산업 등이 대표적이며, 곤충 등 다양한 생명 소재를 기저로 한 개발 및 연구 또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우리 정부 역시 마이크로바이옴, 대체식품 메디푸드, 종자산업, 동물용 의약품, 기타 생명소재 등 그린 바이오5대 유망산업의 규모를 2030년까지 2배 이상 키우기로 했다.
농업 생명공학에 대한 투자는 음식을 섭취하고 생활하는 인간의 기본권에 직결된다. 이는 상당량의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그린 바이오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이트 바이오로 만드는 플라스틱 zero 플라스틱병 하나가 완전히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0년. 이런 플라스틱이 해양으로 유입되는 양은 매년 약 480만 톤에서 1,270만 톤에 달한다. 더군다나 코로나19의 장기화는 배달 및 택배로 인한 플라스틱 배출량을 증가시켰고, 지구와 인류 전체의 건강한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화이트 바이오(White Bio : 산업 생명공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까닭에서다. 화이트 바이오란 기존 화학산업의 소재를 식물, 미생물, 효소 등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미 세계 각국은 석유 기반 플라스틱이 아닌 옥수수와 같은 식물성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업계에서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을 본격화했으며 상용화까지 준비 중이다.
우리는 지금 재난과 재해의 시대에 살고 있다.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가진 바이오기술이 오늘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으리라 기대되는 만큼, 생명공학 산업에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됨과 동시에 유능한 인재의 진출이 필요한 때다.
Bioindustry 관련 직업 & 자격증 돋보기
‘오가노이드(organoid)가 현실로’
바이오3D프린팅 전문가
MRI·CT 등에서 얻은 정보를 3D프린터로 추출하고, 피부·관절·장기 등 다양한 신체 대체 조직을 출력하는 전문가다. 의료의 기본인 인체해부학적 지식과 3D프린팅 활용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캐드 및 3D프린팅 전문 업체 등에서 일한다.
관련 자격
3D프린터운용기능사 : 제품스캐닝, 디자인 및 3D 모델링, SW 및 HW 설정, 제품 출력 후 후가공 등 3D프린팅 관련 전반적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자격
‘빈곤 위기를 해결할 열쇠’
미래식량 전문가
식량 문제에 대비하여 미래 식량 자원을 확보, 새로운 작물이나 음식을 개발한다. 유전자재조합(GMO) 식품, 배양육, 식용곤충 등 미래 대체식량 식품소재를 대상으로 생체 흡수율 및 영양소 보존율을 높이는 등 효용성을 향상하기 위해 연구한다.
관련 자격
종자기사 : 농업 생산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원활한 작물의 육종, 채종과 종자 검사, 관리 업무를 통하여 우수한 작물 품종을 개발하는 자격
‘차세대 K바이오 주인공’
바이오 의약품 개발자
화학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닌 생물체에서 얻은 물질을 이용하여 의약품을 개발하고 만드는 전문가다. 동물실험, 세포배양, 줄기세포 활용, 유전자 조작 등 전문적인 실험과 연구를 수행한다. 병원, 연구소, 생명공학 관련 벤처기업 등에서 일한다.
관련 자격
바이오화학제품제조기사 : 생물체를 이용한 균주관리, 배지조제, 멸균, 배양, 정제 등의 공정을 거쳐 범용 및 특수바이오화학제품 등을 제조하는 자격
‘바이오자원을 지켜라!’
생태 복원 전문가
바이오산업의 핵심소재로 부각되는 생물자원을 보존하고 그에 걸맞은 환경을 복원한다. 생태계 영향 평가 및 보전·복원 사업, 생태계 훼손 저감방안 연구 등을 수행한다. 환경생태 복원전문업체, 생태계 위해성 평가기관, 조경전문 업체 등에서 일한다.
관련 자격
자연생태복원기사 :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자연생태계 피해를 최소화하며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위해성 등을 평가하는 자격